'시'에 해당되는 글 35건

  1. 2011.03.24 부모님 전 상서
  2. 2011.03.05 멋진 친구야
  3. 2011.02.28 낡은 시계
  4. 2011.02.21
  5. 2011.02.21 고독의 미로
  6. 2010.09.06 시인의 말
  7. 2010.06.29 내사랑을 찾아가는길
  8. 2010.06.28 길고도 먼 이별 여행 1
  9. 2010.05.21 멀리 떠나 있는 그대를
  10. 2010.03.10 외면

부모님 전 상서

2011. 3. 24. 11:03

부모님 전 상서 
(천안함에서 보낸 편지)

                                 장 시 아   


어머니!
입영 전날, 그저 잘 견디고 오라며 방망이로 밀어주신 손국수,
뜨끈한 국물이 그리운 밤
저는 지금 칠흑의 바다깊이 가라앉는 뱃전에 꿇어 앉아
마지막 작별의 편지를 씁니다.

 

바다가 좋아 바다로 떠나간 당신의 아들이
이제는 아주 바다가 되기 위해 
시퍼런 청춘의 마침표를 찍습니다.  

 

서운하지 마세요.


싸락눈 내리고 바람 부는 날
부모님의 안부가 궁금해지면 
내 영혼 울렁이는 물결로 뒤척이며
당신을 목 놓아 부르기도 하겠지요.

 

오늘은 바다가 왜 이리 조용한지
죽은 자의 영혼처럼 말 한마디 없습니다.

 

이제 작별할 때가 다가오나 봅니다.  


하지만 제가 드릴 것은 오직
당신께서 빌려주신 조그만 육신 뿐,
더는 돌려드릴 것이 없습니다.

 

어머니.

 

천안함 영웅들을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Posted by 설록차향
,

멋진 친구야

2011. 3. 5. 16:06

 멋진 친구야

   용  혜  원



친구야
클로버 잎들 속에
찾아낸 네 잎 클로버의
행운이 자네에게 있기를
내 마음 깊은 우정으로 바라네


우리들은 부끄럽지 않게
살아가야 하지 않나
자네에게 분명한 행운이 있을걸세



나도 자네를 기대하며 살겠네
자네도 나의 삶을
기대해 보게나


멋진 승부로 이겨내고 말 테니
지켜 보게나

우리들의 삶


먹구름도 끼어 오겠지
천둥과 번개도 치겠지


그러나 비온 뒤의 맑은 하늘
시원함과 상쾌함을
우리가 어찌 모르겠나


언제나 자네의 따뜻하고 정겨운
모습은 누구에게나
나에게 이런 친구가 있다고
자랑하고 싶다네

친구야


자네는 정말 멋진 친구일세
나의 친구야
아름다운 사람아
Posted by 설록차향
,

낡은 시계

2011. 2. 28. 14:30

낡은 시계

 

              용 혜 원

 

가치가 없다고

하찮게 여기지 말라 

낡은 시계에서도

새로운 시간이 울린다

Posted by 설록차향
,

2011. 2. 21. 17:23

다른 별에서는

지구를 별이라 하는 게야

기쁨과 분노와 사랑과 즐거움과

오사리잡것으로 애매한 촌

그렇지만 또

호기심과 치기로 반짝이며

가끔은 먼 곳을 응시하는 눈을 가진

바보 같은 네가 있는 곳

이곳에선 아무래도

널 별의 별이라 해야 할 게야

 -강명도-

Posted by 설록차향
,

고독의 미로

2011. 2. 21. 14:53


고독의 미로 -용혜원-


고독이 시작되면
나의 생각은
미로를 찾는다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허망해져
허무한 바람만
세차게 불어온다


누구를 사랑해야만 할까

Posted by 설록차향
,

시인의 말

2010. 9. 6. 16:50
詩人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내 마음을 마음껏 표현하여

                                           한편 한편의 詩에 담을 수 있으니

                                           얼마나 놀라운 기쁨입니까.

                                           사람의 만남과 이별을 노래할 수 있고

                                           삶의 모든 것을 노래할 수 있으니

                                           詩는 그림이요 살아있는 표정입니다.

 

                                          나는 날마다 詩의 거리를 걷는 詩人입니다.

                                          詩를 쓰고 싶을 때는 쓸 수 있고

                                          내 詩를 읽어 주는 독자가 있으니

                                          나는 얼마나 행복한 詩人입니까

Posted by 설록차향
,

내사랑을 찾아가는길

2010. 6. 29. 22:59

  용 혜 원

 

내 마음을 알까 봐

내 마음이 들킬까 봐

 

설마 설마 했더니

그리움이 자꾸만 돋아나

속삭까지 파고드는

정 탓에 눈물이 난다

 

가슴 아리도록 보고 싶어  

목줄기까지 뜨거워질 때면

그리움이 툭 터져버려

견딜 수 없도록 몸살 나면

모든 것 다 버리고 달려가고 싶다

 

그리움이 익어갈 때마다

멀리 떨어져 외줄 매달리듯

쓸쓸하게 만드는

앙다문 입술을 가진 네가 얄미웠다

 

고독이 익어갈 때마다

조각난 설움 다 털어내고

마음을 마음껏 부풀려도 좋을

내 사랑을 찾아가는 길을 만나

아주 기분 좋게 사랑하고 싶다

Posted by 설록차향
,

길고도 먼 이별 여행

2010. 6. 28. 12:27
길고도 먼 이별 여행

 

 

웃었다가 한숨 쉬고

마는 것이 삶이기에

나를 둘러싼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다

 

길고도 먼

이별 여행이 시작되었다

 

무거운 침묵이 흐를 때

눈물을 실컷 흘리고 나면

도리어 속이 편하다

 

꿈이 산산조각 나

증오가 가득한 마음에서

벗어나고 싶다

 

외로움이 비집고 들어와

고독에서 자란 눈물은

더욱 많이 쏟아진다

 

절망의 외진 골목에서

갈 길을 잃어 헤매는 날은

핏기 하나 없는 얼굴의

창백함이 지워지지 않는다

 

 


Posted by 설록차향
,

멀리 떠나 있는 그대를

2010. 5. 21. 18:22

멀리 떠나 있는 그대를

 

용  혜  원

 

사랑의 흔적만 남기고

떠나면서도

그대는 아무런 미련도 없었습니까

 

가파른 담을 기어오르면서

잎을 돋아내는 담쟁이처럼

숨 가쁘게 흐르는 삶의 굴레 속에서

그리움이 돋아나지 않습니까

 

그대 소식은

언제나 귓가에 올려오는데

내 마음이 아플까 염려해서

모른 척 외면하시는 겁니까

 

내 마음은 언제나

그대를 향하지만

현실은 향하지만

긴 한숨과 기다림 속에 살아갑니다

 

그대가 떠날 때는 손 흔들어

이별을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는데

그대를 사랑한 탓에

내 눈길은 벌써

그대 겉으로 가 있습니다

 

멀리 떠나 있는 그대를

어떻게 불러내야 합니까


Posted by 설록차향
,

외면

2010. 3. 10. 18:26
외 면

 

                                                                용  혜  원

 

그날을 잊지 못한다

너의 눈빛

너의 목소리에는

싸늘함과 차가움만 있었다

 

한때는

너를 기억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만

외면을 당했을 때

세상으로부터 버림을 받은 듯 괴로웠다

 

너를 내 마음속에서

내 머릿속에서

다 지워버리고 싶다

 

그리움만 슬쩍 남겨놓고 떠난 자리가

왜 이렇게 허전한가

왜 이렇게 애달픈가

사랑이 머물던 공간보다

더 큰 공허함만 남는다~

 


Posted by 설록차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