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 떠나 있는 그대를
용 혜 원
사랑의 흔적만 남기고
떠나면서도
그대는 아무런 미련도 없었습니까
가파른 담을 기어오르면서
잎을 돋아내는 담쟁이처럼
숨 가쁘게 흐르는 삶의 굴레 속에서
그리움이 돋아나지 않습니까
그대 소식은
언제나 귓가에 올려오는데
내 마음이 아플까 염려해서
모른 척 외면하시는 겁니까
내 마음은 언제나
그대를 향하지만
현실은 향하지만
긴 한숨과 기다림 속에 살아갑니다
그대가 떠날 때는 손 흔들어
이별을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는데
그대를 사랑한 탓에
내 눈길은 벌써
그대 겉으로 가 있습니다
멀리 떠나 있는 그대를
어떻게 불러내야 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