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주중대사로 일하던 2006년 하반기는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대사관 신청사 개관식 등으로 무척이나 바빴다. 연말이라 직원들과 한 번은 송년회 겸 식사를 해야 하는데 모두 바쁘다보니
12월 25일 저녁에 간소한 송년회를 갖기로 했다.

◈직원 송년회 전날 밤, 나는 하나님께 기도했다.
‘하나님, 내일 직원 송년회를 가집니다. 금년 한 해 직원들이 너무 고생이 많았습니다. 제가 무어라고 직원들을 위로하면 좋을까요?’

하나님께서는 내 마음에 약간은 당황스러운 말씀을 주셨다.
‘그들에게 상사를 비방하지 말라고 해라. 상사를 비방하면 아플 것이다.’
 
나는 좀 난감했다. 만일 내가 그 말을 직원들에게 그대로 전하면, 마치 뒤에서 내 욕을 하면 병에 걸린다는 소리로 들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다음 날 송년회가 시작되어 직원들에게 격려 인사를 해야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공식적인 절차가 끝나고 식사를 시작했다. 나는 내가 앉는 테이블에 평소 자주 만나기 어려운 주재관들을 배치해서 함께 식사했다. 커피만 나오면 식사가 끝날 즈음에 성령께서 ‘지금 말하라’는 마음을 강력하게 주셨다.

나는 할 수 없이 입을 열었다.
“여러분,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앞으로 혹시 다른 데 가서 근무할 때라도 상사를 욕하지 마세요. 상사를 욕하면 몸이 아플 겁니다.”

송년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밤에 기도를 하는데 하나님께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식사 때 나와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한 주재관에 대한 말씀을 주셨다.

◈네가 나를 사랑하여 열심히 기도하니 내가 기쁘도다.
그러나 너는 조심하라.
네 마음속에 아직도 남을 미워하고 비판하는 마음이 있으니,
너는 그것을 털어낼지어다. 그렇지 않으면 네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라.
너는 남을 욕하거나 비판하지 말라.
그리하면 그들이 너를 욕하지 않을 것이라.
너는 겸손하라, 그러면 네가 존경을 받을 것이요, 네가 살아남을 것이라.

◈나는 12월 27일 월요일 아침에 기도문을 출력해서 출근했다. 오후에 그 주재관이 날 찾아와서 보고를 했다. 그런데 그가 보고를 다 마치고도 가지 않고 쭈뼛쭈뼛하며 앉아 있었다. 내가 물었다.

“무슨 다른 보고가 있나요?”
“뭐라고 말씀드려야 될지, 저 실은….”
“왜 그래요?”
“말씀드리기가 좀 어려워서요. 지난번에 대사님이 저에게 야단을 좀 치셨죠.”
“그랬었죠.”

“그때 제가 화가 많이 났습니다. 그래서 몇몇 사람들에게 대사님에 대해서 좋지 않게 얘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 몇 달 전부터 건강이 안 좋아 약을 먹었지만 낫지를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크리스천으로서 대사님을 욕한 제 행동이 적절하지 못했다고 느껴져 마음이 아주 불편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송년회 때 대사님께서 식사를 다 하신 다음에 상사를 욕하면 아프다고 그러셨죠?”
“그랬지요.”

“저는 그 말씀을 듣는 순간 제가 대사님을 욕했기 때문에 아팠던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그날 밤에 회개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기도하면서 고민하다가 대사님께 용서를 구하고자 말씀드립니다. 대사님, 저를 용서해주십시오.”

나는 책상 위에 엎어놓았던 종이를 뒤집어 그에게로 밀면서 말했다.
“이거 한번 읽어보세요.”
 
그가 기도문을 보더니 너무 놀라면서 부끄러워했다.
“당신의 병은 이미 나았어요. 하나님이 당신을 낫게 하시려고 나한테 말씀하신 거예요. 하나님께서 당신을 사랑하셔서 병이 낫게 하시려고 말씀하신 거니까 이제는 걱정하지 마세요.”
 
◈얼마 후 그가 나를 다시 찾아와서 말했다.
“대사님, 제 병이 다 나았습니다. 그동안 저를 위해 기도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그가 대사관을 떠나 서울로 돌아갈 때까지 계속 그를 위해 기도했다.

하나님은 자신의 자녀를 사랑하신다. 그리고 그가 아프거나 위험에 처할 때 그를 돕고 싶어 하신다. 그러나 그가 하나님의 뜻을 알아듣지 못할 때는 그에게 가까이 있는 자를 통해 회개하게 하시고 그를 도우신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 우리를 위해 중보기도하는 이들은 참으로 소중한 사람들이다.

- 김하중, 하나님의 대사2

†말씀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 손이 이 모든 것을 지었으므로 그들이 생겼느니라 무릇 마음이 가난하고 심령에 통회하며 내 말을 듣고 떠는 자 그 사람은 내가 돌보려니와 - 이사야 66장2절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는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 로마서 8장26절

비판을 받지 아니하려거든 비판하지 말라 너희가 비판하는 그 비판으로 너희가 비판을 받을 것이요 너희가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가 헤아림을 받을 것이니라 - 마태복음 7장1,2절

†기도
사람의 마음을 감찰하시는 주님, 주님 앞에서 무엇을 숨길 수 있겠습니까? 주님, 주님께 나아가기에 부끄러운 마음이 있다면 회개하게 하소서. 성령님, 무지한 자의 심령을 일깨워주시고 주님께로 돌아가게 하소서. 미움, 비판, 정죄하는 마음에서 해방되어 주의 은혜를 누리며 사는 삶 되게 하소서.

Posted by 설록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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