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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1.25 추억의 연탄
  2. 2008.11.19 호떡

추억의 연탄

나의 관심사 2008. 11. 25.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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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값이 계속 올라 난방비가 부담되더니 연탄이 이 겨울에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주홍빛 가득한 연탄 구멍속에서 퍼져 나오는 따뜻한 溫氣는 행인의 차가운 발길을 불러 모아 잠시나마 언 손과 뺨을 녹여 주기에 충분합니다. 오뎅 국물을 따뜻하게 데우던 화로의 열기가 더 없이 포근했습니다. 

예전에 호기심으로 연탄 구멍의 정확한 개수에 대해 서로 몇 개라며 언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산동네에서 연탄을 나르던 연탄장수는 진작 그 구멍개수를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고 참으로 창백한 제 관념의 껍데기를 벗고만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이에게 연탄은 노동이자  땀이며, 또 어떤 이에겐 생계이자 생활임을 알지 못한 채, 치기어린 閑有의 대상으로 희롱하였던 기억은 아직까지 제 뒷덜미를 부끄럽게 합니다.

연탄은 따뜻한 사랑의 메신저이기도 합니다.

안도현 시인의 시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      *      *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아닌 그누구에게

기꺼이 연탄한장 되는 것

 

시린겨울 방 바닥을 달궈

이불 속 밥공기를 덥혔고

길 모퉁이 아이들은

그 위에서 설탕 녹말가루 거어 뽑기를 부풀렸다.

검은 몸을 불살라 하얗게 굳어가는

소신공양의 운명,

연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말아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 이였느냐.

-연탄한장 중-

 

사랑의 열기를 다하고 늙으신 어머니의 머리처럼 하얗게 삭아 버린 연탄재.

이 시를 읽을 때마다 진정 우리는 그 누구에게 단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는지 되묻습니다.

지금이나마  뜨거운 사람이 되기나 한건지.....

예전보다 살기 나아졌다는 말은 가진 자의 찻잔 머리 푸념일 뿐, 세상의 언저리, 음지의 지붕 아래에서 햇볕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겐 여전히 세상은 힘들고 겨울은 춥습니다.

 

세상 낮은 곳의 아궁이를 따뜻하게 덥히는, 연탄은 검은 사랑입니다.  

 

Posted by 설록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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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떡

나의 관심사 2008. 11. 19. 13:04

내입술을 달콤하게 녹여주던 호떡
내 손아귀를 따스하게 녹여주던 호떡
그댄 깊어가던 겨울밤을 함께 해주던 친구였소
한입 베어물면 흘러넘치던 따스함에
난 추위를 잊었소
퇴글길에 아빠가 사다주시던 한봉지의 호떡이
나의 어린날을 따스하게 감싸 주었지...
아 다시한번 돌아가고픈 나의 어린시절이여
그때의 호떡 한봉지가 그리워..
Posted by 설록차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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